아침에 일어나서 왜 어제 그렇게 정신상태가 불안정했나 생각 정리를 해보았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제일 큰 건 아마도 부담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자가격리자가 된 시점에서 엄청난 민폐 덩어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는데, 이를 만회하고 싶어서 그동안 너무 애썼던 것 같다.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는 부담감에 너무 몸과 마음을 혹사시켜서 탈진이 온 것 같다.

여기까지 생각 정리를 하고 오늘은 모든 걸 좀 내려놓은 하루를 지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재택으로 바쁘게 출근 준비를 안 해도 되므로 그 시간 동안 리프레쉬할 수 있도록 유튜브를 보면서 운동을 30분 정도 했다. 그리고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내 상황과 일정은 어제와 아무런 달라진 게 없음에도 마음을 편하게 먹자는 마음가짐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후~저녁 즈음에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상담을 신청한 것은 아니었고, 아마 격리 기간 중에 격리자에게 모두 전화가 오는 것 같았다. 통화하며 어제 내 상태를 잠깐 말씀드리고 오늘은 괜찮다고 하였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달라고 하셔서 안심이 되었다. 격리가 끝난 후 일정 기간 이후에도 상담 안내를 문자로 보내주신다고 하였다. 아마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인 것 같다.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저녁으로는 속세의 음식인 마라탕을 시켜먹었다. 마라탕을 시켜먹는 건 처음인데 역시 속세의 음식을 먹으니 기운이 난다.

수요일을 이르는 영어 표현으로 'hump day'라는 표현이 있다. 수요일이 지나면 주말까지 수월하다는 뜻을 지녔다. 금방 주말이 오고 자가격리도 무사히 해제되겠지.

자가격리 해제되면 먹고 싶은 것: 와플 대학, 이삭토스트, 아이스 아메리카노, 샌드위치, 빵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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