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파티셰를 잡아라!(Nailed it)

아직 정주행 중이긴 하지만 제가 요새 가장 좋아하는 넷플릭스 시리즈예요. 대충 아마추어 홈베이커 3명이 도전자로 나와서, 굉장히 부족한 시간 안에 엄청난 마스터피스 케이크를 비슷하게 만들어서 제일 잘한 사람이 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 내용의 프로그램이에요.
한 에피소드당 러닝 타임이 30분 정도이고, 두 가지의 도전을 하고 평가까지 하기 때문에 편집이 속도감이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이 볼 수 있어요. 20분 남았던 장면 바로 다음에 5, 4, 3, 2, 1 카운트를 하는 그런 느낌이에요.
근데 진짜 여기 나오는 케이크를 비롯한 디저트들... 너무 너무 어려워보여요. 베이킹에 일가견이 없긴 하지만 저는 첫 번째 도전에서 5시간(원래 60분 이내), 두 번째 도전에서 10시간(원래 2시간 정도)를 준다고 하면 그나마 도전할 맘이 들 거 같아요.
저는 호스트인 니콜이 너무 좋아요! 진짜 센스 있게 재밌는 멘트를 많이 하는데 이 쇼를 계속 보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아요. 넷플릭스 쇼이기 때문에, 니콜이 빈지 워칭을 종용하는 말을 하는 것도 너무 좋아요. "회사 가지 마세요! 자러 가지도 마세요! 계속 보세요!"
그리고 보다 보면 정말 호러블한 결과물이 많이 나오는데요. (첨부한 포스터의 유니콘은 정말 정말 잘한 결과물... 상위 10%) 제가 조금 놀랐던 건 객관적으로 참담한 결과물을 앞에 둔 참가자들의 당당한 태도였어요. 나름대로 스토리텔링을 하며 아무렇지 않은 톤으로 어떻게든 자신의 작품을 옹호하고, 매력적인 부분을 어필하고, 진심으로 작품을 사랑하는 듯한 참가자들을 보다 보면 '저 자신감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에 저였다면 엄청 창피해하며 괴로워했을지도 몰라요.
생각해 보면 완벽주의란 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성향인 것 같기도 해요. 요새 '나는 티끌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살고 있는데 무언가를 시도하기 전에 너무 겁을 먹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어요. <파티셰를 잡아라!>를 보면서 세상의 다양성도 다시 한번 깨닫고, 도전을 통해 배우는 것의 중요성도 알게 된 것 같아요.
또 한 가지는, 태블릿에 레시피가 적혀있음에도 자기 맘대로 막 바꾸고(임기응변이 아니라 그냥 의도적으로) 그러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자기가 좋아하는 재료로 바꾸고...
저는 공교육의 노예 같은 학창시절을 보내서인지 이런 모습이 너무 적응이 안 되고 신기해보였어요.🥲